유사 심리학적 상담 프로그램에 대한 충북대학교 심리학과의 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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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충북대학교 심리학과 안팎에서 유사 심리학적인 '상담 프로그램'에 대해 제보 및 문의가 있어서 학과의 입장을 밝히고자 합니다. 심리학과 학생들, 그리고 이런 일들을 경험한 분들은 모두 반드시 주의깊게 읽어 주기 바랍니다.
지금까지 조사된 바에 따르면 이러한 '상담 프로그램'에서는 무료로 심리 상담을 해 주겠다면서 조악한 심리 테스트를 거친 뒤에 장시간에 걸친 상담을 진행한다고 합니다. 이 과정은 결국 특정 종교의 포교로 이어진다고 하고, 그 과정을 주변 사람들에게 비밀로 하라는 이상한 요청도 한다고 합니다.
종교를 믿고 권하는 것은 개인의 자유입니다. 하지만 그 종교 생활이 상식을 벗어나서는 안 될 것입니다. 구체적으로 자신의 종교를 권함에 있어서 중요한 정보를 감추거나, 속임수를 쓰거나, 강요를 하거나 기타 금전적, 정신적인 부담을 안겨 주는 방법을 쓰는 것은 곤란합니다. 아울러 어떤 종교 활동이든지 가족 및 친지들에게 밝히지 않을 것을 요구하는 것도 문제가 있습니다. 그리고 어떤 일이든지 내가 하기 싫은 것을 강요당하거나 지나친 권유를 받으면 당당히 거절해야 하겠습니다.
심리학과 학생들은 수업 시간에 배워서 알겠지만, 시중에는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여러 가지 심리 이론이나 검사들이 존재합니다. 이러한 것들에 대해서 우리는 심리학도로서 언제나 회의적이고 비판적인 시각으로 평가해야 합니다. 우리는 모두 과학자로서, 튼튼한 과학적 이론과 방법론을 바탕으로 하는 심리학적 지식이 사회에 뿌리내리도록 도와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한편 종교의 영역과 과학의 영역은 엄격히 구분되어야 합니다. 종교는 종교 그 자체로서 접근해야지, 심리학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과 흥미를 발판으로 삼아 포교 활동을 하거나 종교와 심리학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드는 행위는 지양되어야 할 것입니다.
앞으로 충북대학교 교수가 추천했다고 주장을 하는 '심리상담 프로그램'에 대한 권유를 받는다면 반드시 사실 여부를 학과에 확인하기 바랍니다. 대부분의 경우 사실이 아닙니다. 그 밖에 설문지를 나눠주면서 충북대학교 심리학과에서 진행하는 것이라고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역시 의심스러울 경우에는 학과에 확인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이런 일에 관해 법의 보호를 받고자 하는 분들은 지체 없이 경찰에 문의하시기 바랍니다.
충북대학교 심리학과에서는 학과 내외에서의 이러한 활동에 대하여, 그 행동이 법의 테두리 안에서 이루어지고 건전한 상식에서 벗어나지 않는 한 문제를 삼을 생각은 없습니다. 모두들 타인의 인격과 시간, 자유 의사를 존중해 주는 한편 자신의 권리도 스스로 지켜 나가도록 합시다.
충북대학교 심리학과 학과장 박상희